fruupp's profile

80년대 라디오 심야방송 단골레파토리 Midnight Blue가 흘러나오면 귀를 쫑긋세우고 같이 흥얼거렸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ELO의 정보가 없던 나로서는 막연히 감미로운 팝그룹의 히트넘버중 하나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수많은 앨범을 발표한 중견 아트락 그룹이란걸 알고나서 관심을 가지고 이들의 앨범을 찾아듣기 시작했다.

아트락하면 King Crimson, ELP, Atoll, Yes 등 현학적이고 클랙식과 재즈적요소를 가미한 아방가르드하고 테크니컬한 음악이라는 편견과 선입관을 가진 나로서는 나름 신선한 충격이었고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히는 계기를 만들어준 의미있고 소중한 경험이었다. 데뷔당시부터 비틀즈의 음악을 계승하며 대중적인 멜로디와 바이올린등 스트링을 혼합한 독특한 스타일로 평단과 팬들에게 주목을 받았는데 본작은 이엘오의 이러한 음악적 정체성을 완벽히 느낄수있는 이들의 대표앨범이라 할만하다. 물론 재즈계에서 케니지를 미운오리새끼 취급하듯 아트락팬들은 이엘오를 아트를 흉내낸 팝그룹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하는 경우가 많은데 난해한 아트락을 대중들에게 친숙하게 접근할수있게끔 가교역할을 했다는점에서 높이 평가받을만하다.

본작은 경쾌한 멜로디와 이엘오 특유의 애수어린 감성이 잘조화되어 전곡을 지루함없이 편안하게 즐길수있다. 백미는 미드나잇블루와 함께 이엘오 최고의 발라드라 할수있는 need her love로 환상적인 멜로디와 감미로운 보컬에 한동안 넋이 나갈정도였다. 물론 자주 전파를 탔던 last train to london 경쾌한 shine a little love 등 전곡이 모두 훌륭하다. 난해하고 심오한 켄터베리음악에 지친분이라면 가끔 본작으로 기분전환하는것도 나쁘지 않을듯..